[IT동아 강일용 기자] PC방을 하다 보면 윈도우 관리 때문에 애 먹는 일이 많다. 윈도우의 종류가 너무 많고, 어떤 윈도우를 구매해야 되는지 알기 힘들기 때문. PC방을 운영하려면 어떤 윈도우를 구매해야 할까. 윈도우의 종류, 구매방식, 라이선스에 대해 자세히 정리했다.
PC방은 반드시 프로를 사용해야
윈도우는 기능에 맞춰 '홈 프리미엄(홈)'과 '프로페셔널 에디션(프로)'으로 나눌 수 있다. 홈 프리미엄은 가정용, 프로페셔널은 기업용으로 이해하면 된다. 물론 기업에서 홈 프리미엄을 쓸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홈 프리미엄을 구매해서 사용해도 된다. 하지만 볼륨 라이선스(기업을 위한 윈도우 변경 허가 라이선스) 같은 추가 계약을 맺을 계획이라면 윈도우는 반드시 프로페셔널 버전을 사용해야 한다.
PC방도 마찬가지다. 윈도우 운영체제를 수익 창출(PC를 제 3자에게 임대해주는 업종)을 위해 사용하려면 '렌탈 라이트(Rental Rights)' 라이선스가 필요하다. PC방 역시 윈도우 운영체제를 수익 창출을 위해 사용하는 만큼 렌탈 라이트 라이선스를 구매해야 한다. 렌탈 라이트 라이선스는 PC방과 MS간의 추가 계약이다. 때문에 PC방도 추가 계약을 맺을 수 있는 프로페셔널 버전 윈도우를 사용해야 한다. PC방 뿐만 아니라 모텔, 호텔, 공항 등에 설치된 PC 역시 렌탈 라이트 라이선스 적용 대상이다.
윈도우 구매 방식은 크게 세 가지
윈도우는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판매된다. 첫 번째는 'FPP 라이선스(Full Package Product)'다. 가장 비싼 라이선스지만, PC를 업그레이드해도 계속 설치할 수 있는 영구 라이선스다.
두 번째는 'OEM 라이선스(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다. 시스템 빌더(조립PC를 판매하는 사업자)가 신규 PC에 사전 설치해 납품하는 경우 적용되는 라이선스다. 하나의 PC에만 설치할 수 있고, PC를 업그레이드(정확히는 메인보드를 교체)하면 사용이 불가능하다. 대신 가장 저렴한 라이선스다. 예전에는 'DSP 라이선스(Delivery Service Pack)'라고 불렀다.
세 번째는 'GGWA 라이선스(Get Genuine Windows Agreement)'다. PC에 설치돼 있는 불법 윈도우를 온라인 인증을 통해 1회에 한해 정품으로 변경해주는 라이선스다. OEM와 마찬가지로 PC를 업그레이드하면 사용이 불가능해진다. 가격은 FPP보다 조금 저렴하고, OEM보다 많이 비싸다. 시중에서 유통되는 윈도우 라이선스는 FPP와 OEM 두 가지다. GGWA는 불법 윈도우를 대량으로 사용하던 곳에 적용하는 라이선스이기 때문에 일반 사용자는 접할 일이 드물다.
FPP는 언제나 구매할 수 있고, 사용 중인 PC에도 적용할 수 있다. 반면 OEM은 새 PC를 구매했을 때에 한해 적용받을 수 있다. OEM 윈도우는 새 PC에 설치된 상태로 출고된다. 시중에서 저렴하게 판매 중인 OEM 윈도우는 중간 유통망에서 유출된 것으로, 이 OEM 윈도우를 사용 중인 PC에 설치하는 것은 라이선스 위반이다.
PC방 업주(일반 사용자 포함)는 FPP와 OEM 가운데 선택해서 윈도우 라이선스를 구매할 수 있다. PC 업그레이드(메인보드 교체)가 잦고 운영체제를 오래 사용할 계획이라면 FPP 방식을, PC 업그레이드 보다 PC 교체 위주로 운영할 계획이라면 저렴한 OEM 방식을 선택하면 된다. GGWA의 경우 가격은 FPP 수준이지만 혜택은 OEM과 유사한 만큼 새 PC를 구매할 때 적합한 방식이 아니다.
OEM은 COEM(TG삼보, 대우루컴즈, 컴퓨존 등 현지 MS가 관리하는 중소규모 유통망에서 공급된 OEM 라이선스)과 DOEM(삼성전자, LG전자, 레노버 등 MS 본사에서 관리하는 대규모 유통망에서 공급된 OEM 라이선스)으로 나눌 수 있다. PC방은 둘 중 무엇을 구매해도 무방하다.
고스트를 사용하려면 볼륨 라이선스가 필요
많은 PC방이 PC를 보다 수월하게 관리하기 위해 '노턴 고스트'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고스트는 윈도우를 변경하는 프로그램이다. 때문에 고스트를 사용하려면 윈도우 변경을 허가해주는 볼륨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야 한다. 볼륨 라이선스 없이 고스트를 사용하는 것은 라이선스 위반이다.
'노하드 PC방(PC에서 하드 디스크를 제거하고, 중앙 서버에서 저장장치를 관리하는 PC방)' 역시 볼륨 라이선스가 필요하다. 노하드 PC를 사용하려면 윈도우 원격 부팅을 위한 SA(소프트웨어 어그리먼트) 계약을 맺어야 한다. SA 계약은 볼륨 라이선스에 포함돼 있다.
노턴 고스트나 노하드 PC를 채택한 PC방 업주는 운영 중인 모든 PC수만큼 볼륨 라이선스 계약을 맺지 않아도 된다. 관리 편의를 위해 딱 1대만 계약하면 된다.
PC방 운영을 위해 반드시 볼륨 라이선스를 맺을 필요는 없다. PC를 노턴 고스트 대신 일반적인 형태로 관리한다면 볼륨 라이선스가 필요 없다. 문제가 생기면 윈도우 DVD를 통해 PC를 포맷하고 그 위에 응용 프로그램과 게임을 다시 설치하는 형태로 PC를 관리하면 된다.
하위 버전 윈도우를 사용할 수 있어도 상위 버전은 불가
윈도우 프로페셔널 버전은 두 단계 하위 버전 윈도우까지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함께 제공한다. 윈도우7 프로페셔널 라이선스를 구매했다면 윈도우 비스타 프로페셔널과 윈도우XP 프로페셔널을 사용해도 된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윈도우8.1 프로페셔널 라이선스를 구매했을 경우 윈도우7 프로페셔널과 윈도우 비스타 프로페셔널을 설치해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상위 버전 윈도우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 주의할 것. 윈도우XP 프로페셔널 라이선스를 구매했다고 해서 윈도우7 프로페셔널을 설치해서 사용하는 것은 라이선스 위반이다.
GGWA 강매는 오해
불법 윈도우를 사용하다가 적발된 PC방 업주들이 MS가 비싼 GGWA를 강매한다고 주장하는 사례가 있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 GGWA뿐만 아니라 FPP와 GGK(Get Genuine Kit, 중소규모 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윈도우 라이선스) 라이선스를 구매해도 된다.
다만 OEM은 구매할 수 없다. OEM은 처음 PC를 구매할 때 제공하는 라이선스이기 때문이다. 중고 PC에는 OEM 윈도우를 설치할 수 없다. 굳이 OEM 라이선스를 통해 정품 윈도우를 사용하고 싶다면 불법 윈도우를 설치해 사용하던 기존의 중고 PC를 모두 처분하고 OEM 윈도우를 설치할 수 있는 새 PC를 장만해야 한다.
윈도우 중고 거래 가능하다
PC방 운영을 중단해야 할 경우 윈도우는 어떻게 처분해야 할까? 처음 윈도우를 구매할 때 FPP, OEM, GGWA 가운데 어떤 방식으로 구매했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FPP 라이선스 사용권은 개인끼리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 PC방을 차릴 때 FPP를 구매하는 것을 추천하는 이유다. 추후 업종을 변경해야 할 때 윈도우 라이선스를 중고로 다시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OEM 라이선스는 OEM 윈도우를 설치한 PC와 함께 거래해야 한다. PC에 종속되어 있는 라이선스이기 때문이다. OEM 윈도우만 따로 추출해 판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GGWA는 처음 계약한 윈도우 수에 맞춰 거래해야 한다. PC 100대에 윈도우를 설치하겠다는 계약을 했다면, 100개의 라이선스를 통째로 넘겨야 한다. 100개 가운데 일부만 판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계약 당사자가 변경되는 것이기 때문에 거래 시 MS의 승인이 필요하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