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어로 보는 IT 2015 개정판] 마우스는 컴퓨터 입력장치의 일종으로, 손바닥 안에 쏙 들어오는 둥글고 작은 몸체에 긴 케이블이 달려 있는 모습이 마치 쥐와 닮았다고 해서 마우스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마우스를 움직이면 디스플레이 화면 속의 커서가 움직이고, 버튼을 클릭하면 명령이 실행되는 비교적 간단한 사용법 때문에 키보드와 더불어 현재까지 가장 대중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입력장치로 꼽힌다.
80년대 부터 마우스가 대중화 되기 시작
최초의 마우스는 스탠포드 연구소의 더글러스 엥겔바트(Douglas Engelbart)가 1963년 발명한 'X-Y축 표시기(X-Y Position Indicator)'다. 이 X-Y축 표시기는 목재 재질의 직육면체 모양으로, 지금의 마우스보다 크고 투박했다. 아랫부분에는 2개의 톱니바퀴가 달려있는데, 이 톱니바퀴들은 수직으로 맞물려 있어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것은 가능했지만 8방향으로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은 어려웠을 것으로 짐작된다.
<더글라스 앵겔바트가 개발한 최초의 마우스, 출처: 위키백과>
이후 제록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로지텍 등이 본격적으로 마우스 개발에 뛰어들었다. 먼저 1981년 제록스가 자사의 컴퓨터와 함께 쓸 수 있는 2개의 버튼과 볼(ball)방식을 갖춘 상업용 마우스를 생산했다. 하지만 이 제품은 당시 미화 2만 달러에 달하던 제록스 컴퓨터 본체 가격 때문에 빛을 보지 못했다. 1982년에는 로지텍이 돔(dome)형태의 마우스를 개발했으며, 1983년에는 애플이 1개의 버튼이 달린 '리사 마우스(Lisa mouse)'를 선보였다. 비슷한 시기에 마이크로소프트도 2버튼 형식의 마우스를 내놓았다. 이 중 애플의 리사 마우스가 매킨토시 사용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고, 이후 애플은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1개의 버튼만 달린 마우스만 고집했다.
<애플 리사 컴퓨터와 리사 마우스, 출처: 위키백과>
구동방식에 따라 구분
마우스는 구동방식에 따라 볼 마우스, 광마우스, 자이로스코프 마우스(에어 마우스)등으로 나뉜다.
볼(ball) 마우스
볼 마우스는 기계식 마우스의 일종으로 내부에 작은 공을 탑재해 이 공을 굴려 방향과 이동거리를 계산한다. 이 공은 고무로 덮여 있지만 내부는 금속으로 만들어져 꽤 묵직하다. 어느 정도 무게가 있어야 들뜨지 않고 제대로 굴러서 정확한 이동 거리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공이 움직이면 그에 따라서 마우스 내부의 구멍 뚫린 바퀴 2개가 돌게 되는데 그 구멍에 빛을 쪼여 구멍이 몇 개 지나갔나 세서 공이 움직인 거리를 측정한다.
<볼 마우스의 앞, 뒷면>
<볼 마우스의 원리를 설명한 그림>
하지만 볼 마우스는 볼에 이물질이 달라붙어 감도가 급격하게 떨어진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사용자들은 주기적으로 마우스를 분해해 이물질을 제거해야 했다. 또한 시간이 갈수록 볼이 마모되기 때문에 수명도 짧았다. 볼 마우스는 1990년대까지 가정용 컴퓨터와 PC방 등에서 두루 사용됐지만, 광마우스에 밀려 점차 자취를 감추었다.
광마우스
광마우스는 마우스 바닥의 광학 센서에서 빛을 발사해 바닥에 반사된 빛으로 변화를 감지한다. 원리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나, 흔히 사용되는 방법은 바닥의 사진을 연속으로 찍은 후 전후의 사진을 비교해서 어느 쪽으로 움직였는지 알아내는 것이다. 광마우스는 물리적으로 구동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물질이 침입하지 않아 관리가 편하다.
<광마우스의 뒷면>
광마우스가 등장한 초기에는 반짝이는 표면이나 빛이 통과해버리는 유리 등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하지만 광 센서 기술의 발전을 통해 최근에는 두께 7mm 정도의 투명 유리 위에서 작동하는 마우스도 등장하고 있다. 마우스의 동반자였던 '마우스 패드'의 필요성도 과거와 비교해 많이 줄어들었다.
광마우스는 센서의 방식에 따라 다시 옵티컬(optical), 레이저(laser), 블루트랙(blue track)등으로 나뉜다. 옵티컬 마우스는 파장이 긴 붉은색의 가시광선을 사용한다. 반면 레이저 마우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 레이저를 사용하는데, 좀 더 정밀한 움직임이 가능하다. 블루트랙 마우스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차세대 광마우스로, 레이저 마우스보다 감도가 높은 것은 물론이고 바닥 표면이 고르지 않은 곳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자이로스코프 마우스(에어 마우스)
자이로스코프 마우스는 바닥 접촉이 필요 없는 마우스다. 자이로스코프 센서를 탑재해 마우스의 기울기에 따라 X, Y, Z축 3차원 좌표를 감지하며, 편의성을 강조하기 위해 대부분 무선 형태로 출시된다. 공중에서 사용한다고 하여 '에어 마우스'라고도 부른다. 바닥 위에 놓고 일반 광마우스처럼 쓸 수도 있지만, 대부분 리모컨이나 프레젠테이션 포인터를 대체하는 용도로 쓴다. 원리는 자이로스코프 센서로 가속도를 감지한 후 가속도를 적분하여 속도를 알아내고, 다시 적분하여 위치를 알아내는 것이다.
<자이로스코프 마우스, 공중에서 사용된다고 하여 '에어 마우스'라고도 부른다>
연결 방식에 따른 분류
컴퓨터와 마우스를 연결하는 방법은 크게 유선과 무선 두 가지다. 유선 마우스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PS/2 방식이 널리 쓰였지만, 오늘날은 대부분 사라졌다. 현재 유선 연결 방식은 범용성이 높은 USB 방식이 가장 많이 쓰인다. 케이블의 소재도 다양해졌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PVC 케이블 외에도 꼬임을 방지하고 조금 더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 섬유 소재의 케이블을 적용한 제품이 등장했다. 특히 이러한 케이블은 움직임이 중요한 게임용 마우스에 주로 적용되고 있다.
<섬유 케이블을 적용한 게임용 마우스>
오늘날 널리 쓰이는 무선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대표적인 것은 전용 수신기(동글)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데스크톱은 무선 통신 장치를 내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별도의 수신기를 USB 단자 등에 장착해 사용해야 한다. 이러한 동글의 크기는 과거 USB 메모리 수준이던 것이 점점 작아지면서 이제는 손톱크기만한 것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또 다른 방식은 블루투스다. 블루투스는 오늘날 널리 쓰이는 무선 통신 방식이다. 태블릿PC, 노트북, 스마트폰 등 대부분의 휴대용 기기가 이 방식을 지원하기 때문에, 블루투스 마우스는 범용성이 높다. 다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데스크톱은 이러한 통신 장치가 없는 경우가 많아 연결이 어렵다.
<일부 제품의 경우 무선 수신기와 블루투스 두 방식을 모두 지원하기도 한다>
알면 도움이 되는 마우스 용어
민감도(DPI)
DPI(Dots Per Inch)는인치 안에 몇 개의 점을 표시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단위다. 높을수록 작은 동작으로 더 민감하게 움직인다. 예를 들어 400dpi는 마우스로 1인치만큼 이동했을 때, 화면에서 400픽셀만큼 움직인다는 뜻이다. CPI(Counts Per Inch)라고도 한다.
폴링률(보고율)
마우스와 컴퓨터가 데이터를 주고받는 속도다. 이 수치가 높을 수록 마우스의 반응 속도가 빨라진다. 과거에는 125Hz 정도가 한계였지만, 최근에는 1,000Hz까지 높아진 제품도 등장했다. 1,000Hz란 1초에 정보를 주고받는 횟수가 1,000번에 이른다는 의미다.
최대속도(IPS)
IPS(Inch per Second)란 마우스의 물리적 움직임을 얼마나 인식하는지를 나타내는 단위다. 이 수치가 높을 수록 사용자의 빠른 움직임을 그대로 인식해 PC로 전달한다. 예를 들어 500IPS라는 단위는 1초간 500인치의 움직임, 즉 45km/h의 속도로 움직여도 이를 인식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마우스에도 변환의 바람이
컴퓨터가 등장한 이후로 컴퓨터 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 왔지만, 마우스는 수 십년간 비슷한 모양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터치스크린과 동작인식 기술이 새로운 입력장치의 대세로 떠오르면서 위기감을 느낀 마우스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버튼이 10개가 넘는 게이밍 마우스는 물론, 터치 패드를 장착한 마우스, 가로 스크롤 휠을 장착한 마우스 등 입력 방식이 다양해졌다.
<터치 패드로 작동하는 무선 마우스>
외형 역시 '쥐'와는 조금 멀어진 제품도 있다. 앞서 말한 터치 마우스의 경우 터치라는 콘셉트에 맞게 버튼 대신 넓은 패드 하나만 부착된 형태다. 장시간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하면 생기기 쉽다고 알려진 수근관증후군(일명 손목 터널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 수직으로 세워서 사용하는 마우스도 등장했다.
<수직으로 세워 사용하는 버티컬 마우스>
마우스에 어떤 기능이 추가되든, 외형이 어떻게 바뀌든, 결국은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앞으로 어떤 마우스가 등장해 디지털 세상에서 우리의 손과 발이 될지 기대해보자.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본 기사는 네이버캐스트(http://navercast.naver.com/)의 '용어로 보는 IT' 코너에도 함께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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