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어로 보는 IT 2015년 개정판] 불과 15년 전만 해도 걸어 다니면서 노래를 마음대로 골라 듣는다는 건 힘든 일이었다. 카세트테이프나 CD에는 고작해야 20여 곡을 넣을 수 있어서, 많은 수의 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음반을 수납한 별도의 가방을 가지고 다니는 수고를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손바닥보다 작은 디지털기기 하나에 수천 곡의 음악을 담아 다닌다. 저용량 오디오 파일 규격인 MP3(MPEG-1 Audio Layer III)가 대중화됐기 때문이다.
<MP3플레이어는 여행자들의 필수품이 되었다 <출처 : NGD>>
MP3는 사람이 소리를 들을 때 필요하지 않은 부분을 제거해 작게 만든 오디오 파일이다. CD와 비교했을 때, 음질은 비슷하지만 데이터 크기는 10분의 1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현재 가장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디지털 음원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MP3의 원리
MP3의 용량이 작은 것은 데이터를 압축했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압축하는 방법은 크게 무손실 압축과 손실 압축으로 나눌 수 있는데, 문서 파일이나 유틸리티를 압축한 ZIP파일, ARJ파일 등이 전자에 해당하고 음악, 동영상, 이미지를 압축한 MP3 파일, JPG 파일 등이 후자에 해당한다.
무손실 압축은 압축하거나 복원할 때 데이터의 손실이 전혀 없는 기법이다. 반면 손실 압축은 군더더기를 삭제하고 꼭 필요한 부분만을 남기는 기법이다. 따라서 이 방식으로 압축한 파일은 어느 정도 손상을 입게 되며, 원래대로 복원을 하기 힘들다. 대신 압축률이 높아 다방면에 활용된다. 부피를 90% 이상 줄인 MP3파일이 대표적이다. 음악 파일의 경우 중복되는 데이터가 적어 무손실 압축의 효과를 거의 보지 못하기 때문에 손실 압축 기법을 이용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모든 음악 파일이 MP3처럼 손실 압축을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무손실 압축 포맷인 FLAC로 압축하면 파일 손상이 없는 대신 압축률은 절반 정도밖에 줄이지 못한다.
그렇다면 MP3로 압축되는 과정에서 버려지는 부분은 무엇일까. 일단 가청주파수(사람이 들을 수 있는 주파수)인 20Hz~20kHz 이외의 부분을 잘라 낸다. 그 후 가청주파수를 576부분으로 나누고 각 부분에서 가장 강한 소리만을 남기고 나머지를 삭제한다. 어차피 이들은 가장 강한 소리에 묻혀 인간의 귀로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남은 정보를 다시 모아 재합성하면 MP3가 된다. 자세한 원리를 알고 싶다면 네이버캐스트 [MP3의 원리 -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102&contents_id=4262]를 참고하자.
MP3의 영원한 논란거리, 음질 논쟁
MP3가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MP3의 음질에 관한 논란은 끊이질 않고 있다. ‘귀가 예민한 사람이라면 음질의 손실을 느낄 수 있다’와 ‘사람이 들을 수 없는 부분만 잘라냈기 때문에 큰 차이가 없다’로 나뉘어 양쪽이 첨예한 대립을 벌이고 있다.
분명한 사실은 MP3의 음질은 원음보다 못하다는 것이다. 손실 압축 기법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차이를 사람이 느낄 수 있는가는 조금 다른 문제다. 같은 MP3 파일이라 하더라도 bps(bit per second, 1초당 들어가는 비트 수)에 따라 32kbps부터 320kbps까지 다양한 음질로 나뉘는데, 이 중 128kbps 이하 MP3는 일반인들이 들어도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음질이 떨어진다고 알려진 상태. 하지만 192kbps급, 320kbps급 MP3는 원음과 비교했을 때 거의 차이를 느낄 수 없다는 게 정설이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해본 결과 내로라하는 ‘황금귀’를 가진 사람들도 그 차이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했다는 결과가 해외에서 나오기도 했다. 반면 둘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용자 스스로 구별이 가능한지 테스트를 하고 싶다면, 아래 3가지 점에 주의해서 시도해 보면 된다. 첫째는 출처가 확실한 MP3파일로 테스트 해야 된다. 둘째는 CD와 MP3를 최대한 같은 기기로 재생해서 비교해야 한다. 셋째는 플라세보 효과를 피하기 위해 CD인지 MP3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테스트해봐야 한다.
MP3 만들기
최근 CD플레이어 시장이 급격하게 사장되면서 CD가 천덕꾸러기가 되는 경우가 잦아졌다. CD를 구입했는데 CD플레이어가 없어 듣지 못하는 웃지 못할 사태가 일어나기도 한다. 이럴 때는 CD의 음원을 컴퓨터 상에서 MP3로 만들어 MP3플레이어로 옮겨 들으면 된다. 이렇게 CD의 음원을 컴퓨터의 디지털 파일로 옮기는 것을 ‘리핑(ripping)’이라고 한다.
리핑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리핑 프로그램이나 윈도우 운영체제에 기본적으로 설치돼 있는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를 이용하면 된다. 여기에서는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 11’을 기준으로 설명하겠다. 다른 프로그램을 쓰더라도 방법은 대체로 비슷하다.
먼저 CD롬 드라이브에 CD를 넣는다. 자동적으로 작업 선택창이 뜨는데, 여기에서 ‘CD에서 음악 리핑’을 선택하면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가 실행된다. 이후 상단의 ‘리핑’ 메뉴에서 파일 형식 및 bps, 내려받는 폴더를 바꿔준다. 모든 설정이 끝났으면 원하는 트랙을 선택 후 ‘리핑 시작’을 누르면 된다.
명심할 점은 이렇게 리핑이 완료된 음원을 다른 사람에게 배포하게 되면 저작권법에 의거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개인적인 용도로만 감상하되 타인과 공유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또한 일부 CD에는 불법유통을 막기 위해 리핑 및 복제를 막는 기술이 걸려 있으니 참고하도록 하자. MP3 불법복제는 저작권자에게 심대한 타격을 미치는 범죄행위다. 무심코 블로그나 P2P에서 MP3를 공유하는 일이 없도록 조심, 또 조심해야 할 것이다.
‘스마트시대’ 바람 타고 음반 대신 유통되는 MP3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 스마트폰이나 네트워크 인프라가 확장되면서 음반 및 음원 유통구조도 크게 바뀌었다. 과거 CD나 DVD 같은 매체 중심에서 온라인을 통한 디지털 음원 유통 구조로 자연스레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광디스크 또는 기타 매체 기반의 음반은 소장에 더 많은 의미가 부여된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누구나 유무선 네트워크에 접속만 되어 있다면, 자유롭게 실시간으로 음원(스트리밍)을 듣거나 다운로드해 감상할 수 있다. 물론 그에 맞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국내에는 다양한 음원 유통 사이트가 있어 개인 취향에 따라 유통사를 선택하면 된다>
국내에서 MP3 음원을 다운로드 할 수 있는 사이트는 많다. 포털 사이트 중에서는 네이버가 ‘네이버 뮤직(NAVER MUCIS)’을 서비스하고 있다. 개별 음원에 비용을 지불하거나 가격 별로 이용권을 정기 구매해 쓰는 구조다. 스마트폰에서도 애플리케이션을 받으면 이용권에 따라 실시간 감상 또는 음원을 받을 수 있다. 한 아이디에 최대 3대 PC 등록이 가능하기 때문에 집이나 사무실, 노트북 등에 등록해두면 편하다. 이용권 사용자는 한 번 받은 음원에 대해 1년 내에 재 다운로드 가능하고 개별 구매한 MP3 파일에는 제한이 없다.
이 외에도 멜론(Melon), 지니(Genie), 벅스(Bugs), 소리바다(Soribada), 엠넷(Mnet) 등 다양한 디지털 음원 유통 서비스들이 존재한다. 모두 MP3에 따라 개별 또는 월정액 이용권 등을 구매해 다운로드 하는 방식을 지원하고 다양한 스마트폰 운영체제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한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제조사가 직접 뛰어들어 음원 유통망을 구축하기도 한다. 애플은 아이폰이나 아이팟 등에서 음원을 다운로드 할 수 있는 아이튠즈(iTunes)를 운영하고 있고 삼성전자도 삼성뮤직(Samsung Music)을 서비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어떤 서비스가 제공되는지, 보유 음원이 다양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자신에게 맞는 음원 유통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본 기사는 네이버캐스트(http://navercast.naver.com/)의 '용어로 보는 IT' 코너에도 함께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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