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김영우 기자] IT 전반에 관한 의문, 혹은 제품 선택 고민이 있는 네티즌의 문의 사항을 해결해드리는 'IT애정남'입니다. 이번에는 PC의 주요 구성품 중 하나인 그래픽카드 선택에 대한 문의가 들어왔네요. 그래픽카드는 특히 게임 구동능력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만큼, 게이머라면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겠죠. 이번에 wogunxx님이 보내주신 사연은 다음과 같습니다. 문의에 대한 답변과 함께, 이번 기회에 VRAM(비디오 메모리)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안녕하세요. 항상 기사 잘 보고 있습니다.
제가 요즘 좀 뒤늦게 롤에 빠져서 그래픽카드 구매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지금 쓰는 건 인텔 내장그래픽카드라 그런지 제법 랙이 걸리네요….
너무 비싼 건 좀 그렇고 10만원 근처 제품을 사려고 합니다. 일단 생각 중인 건 지포스 GT740과 GTX750입니다. 근데 740 2GB 모델이 750 1GB 모델이랑 값이 비슷한데 뭘 사는 게 좋을까요? 740이긴 해도 2GB면 이게 더 좋은 거 아닌가요? 제 궁금증을 풀어주시길 바랍니다~
VRAM의 용량을 따지기 전에 일단은 GPU 모델명부터 주목해야
안녕하세요 IT동아입니다. 일단 시중에 팔리는 그래픽카드의 모델명은 'GPU 이름(이를 테면 지포스 GTX970, 라데온 R9 380 등)' + 'VRAM 용량(1GB, 2GB 등)'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GPU는 그래픽카드의 두뇌이고, VRAM은 GPU에서 연산할 그래픽 데이터를 임시적으로 보관하는 역할을 하죠. VRAM은 비디오메모리, 그래픽메모리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GPU와 VRAM, 모두 중요한 그래픽카드의 핵심 부품이죠.
다만, 둘 중에 우선순위를 둔다면 당연히 GPU 입니다. VRAM에 아무리 고용량의 데이터가 담겨있어도 이를 GPU에서 빠르게 연산하지 못한다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죠. 때문에 지포스 GT740 2GB 보다는 지포스 GTX 750 1GB가 더 우수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격도 비슷하긴 하지만 지포스 GTX 750 1GB이 아주 약간이라도 더 값이 나갈 거에요.
<쇼핑몰 사양표에서 확인할 수 있는 GT740과 GTX 750의 사양(출처: 다나와)>
고용량 VRAM은 고해상도, 고화질 게임 환경일수록 유리
그렇다면 VRAM은 별로 소용이 없느냐? 물론 그건 아닙니다. VRAM 용량이 크면 특히 게임을 고해상도로 구동할 때, 혹은 각종 고품질 특수효과를 구현하고자 할 때 유리합니다. 그만큼 더 많은 용량의 데이터를 이용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GPU가 같은데 VRAM 용량만 다른 2대의 그래픽카드를 각각 이용한다고 할 때, 저화질 모드로 게임을 할 때는 그다지 성능차이가 없겠지만, 고화질 모드로 플레이 할 때는 성능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게임 옵션에서 해상도나 그래픽 품질을 높이려면 한층 고용량의 VRAM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건 여담인데,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일부 그래픽카드는 표기된 VRAM의 용량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지포스 GTX 970이 대표적인데, 표기 VRAM 용량은 4GB이지만 실제 내부로는 3.5GB + 0.5GB 구성으로 되어있습니다. 이는 해당 GPU가 4GB 용량을 온전하게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구성을 한 것이죠. 이 때문에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VRAM의 용량이 3.5GB로만 인식되는 경우가 많아 4GB VRAM 전체를 이용하는 고사양 게임에서 상당한 성능저하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VRAM 용량보다는 메모리의 규격, 버스에 더 주목해야
그런데, VRAM은 용량만 볼 게 아닙니다. 용량 보다는 규격(속도)에 따른 성능차이가 오히려 더 크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2015년 현재 팔리는 보급형 그래픽카드는 대부분 GDDR3 규격의 VRAM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급형 제품에는 GDDR5가 규격 VRAM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고요. 참고로 GDDR은 그래픽 처리용으로 최적화된 메모리 규격으로, 시스템 메인 메모리로 쓰는 DDR 규격과는 다른 것입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GDDR5보다 고성능을 발휘하는 'HBM(High Bandwidth Memory)'이라는 메모리가 등장했습니다. 이는 기존의 GDDR5 보다 대략 5배 정도 높은 대역폭(데이터 전송능력)을 발휘하면서 소비전력은 절반 수준으로 낮춘 것이 특징입니다. 다만, 2015년 12월 현재, HBM을 탑재한 그래픽카드는 AMD의 최상위 제품군인 라데온 R9 퓨리(Fury)와 R9 퓨리 X, 그리고 R9 나노(Nano) 뿐입니다. 가격대가 대략 70~100만원대에 육박하는 상당히 고가의 제품들이죠. 하지만 언젠가는 보다 저렴한 제품에도 HBM이 탑재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HBM은 GDDR5 보다 한층 고성능을 발휘하지만, 아직은 극소수의 고가 그래픽카드에만 쓰인다>
그리고 같은 규격의 VRAM이라도 칩의 버스(bus: 데이터가 지나가는 통로) 규격이 다를 수 있습니다. 보급형 그래픽카드의 경우 64비트 버스의 VRAM이 탑재되는 경우가 많고, 중급형은 128비트, 고급형은 256비트 이상 버스의 VRAM이 장착되고 있는 추세죠. HBM 같은 경우는 특이한 구조 덕분에 4096비트 버스를 실현하기도 했습니다.
VRAM 용량이 크더라도 버스가 부실하면 제 성능을 내지 못합니다. 동급 GPU 조건이라면 64비트 2GB VRAM을 탑재한 그래픽카드보다 128비트 1GB VRAM을 탑재한 그래픽카드가 더 나은 성능을 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꼭 기억해두세요.
결론, 그리고 요약
이야기를 하다 보니 좀 길어졌는데, 요약하자면 이하와 같습니다.
1. 그래픽카드를 살 때, VRAM 용량만 보지 말고, GPU가 어떤 등급의 것인지에 주목하자
2. 동급 GPU라면 고해상도 환경일수록 고용량 VRAM을 탑재한 제품이 좀더 유리하다
3. VRAM의 용량보다 더 중요한 것이 VRAM의 규격, 그리고 버스다.
따라서 지포스 GT740 2GB 모델과 GTX 750 1GB 모델의 가격이 비슷하다면 후자를 선택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다만, 동급 GPU의 그래픽카드끼리 비교한다면 VRAM의 사양을 보되, 용량만 보지 말고 메모리의 규격에 더 주목하자는 것입니다.
이상입니다. 만족스런 그래픽카드 구매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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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