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전반에 관한 의문, 혹은 제품 선택 고민이 있는 특정 독자의 문의 사항을 해결해드리는 'IT애정남'입니다. 이번 주에는 모바일 기기 사용자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만한 배터리 관리에 대한 질문이 도착했네요.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동시에 사용중인 'ringoling3465'님이 보내신 사연은 다음과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IT애정남 김영우 기자님.
저는 부산에 거주하는 대학생이고, 현재 삼성 갤럭시S3(SKT용)스마트폰과 레노버의 E320(코어 i5 모델)노트북을 사용 중입니다. 산 지는 2년 정도 되었고요. 제품의 기능에 대해선 불만이 없는데 요즘 들어 배터리가 너무 빨리 닳는 것 같네요ㅜㅜ
폰 같은 경우는 반나절 정도 쓰면 벌써 충전을 해줘야 한다고 뜨고요, 노트북은 더 심각해서 겨우 2시간 정도 쓰면 꺼져버립니다. 둘 다 처음엔 이 정도가 아니었는데 겨우 1년 정도 지난 후부터 이런 상태가 되어버렸네요. 무상 AS 기간도 지나서 고치려면 돈이 많이 들 것 같습니다;
더욱 억울한 건 제가 배터리 관리를 정말 철저하게 했다는 겁니다. 폰 같은 경우는 거의 완충(완전충전)-완방(완전방전)상태로만 유지했고, 안 쓸 때는 냉장고에 보관했습니다. 특히 노트북 같은 경우는 거의 본체에서 배터리를 빼고 어댑터만 연결해서 썼습니다. 아주 가끔 어디 나갈 때만 노트북에 꽂아서 쓴 정도고요. 충전한 횟수도 아주 적을 거에요.
제가 운이 없어서 사는 족족 불량이 걸리는 걸까요? 아니면 초기결함이 있는 모델? 배터리 오래가는 폰이나 노트북을 아신다면 소개해 주셔도 좋고요. 바쁘시겠지만 답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ringoling3465 독자님. IT동아 김영우 기자입니다. 여러모로 부족함이 많은 저희 기사를 애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갤럭시S3나 레노버 E320, 둘 다 지금은 구형이 되긴 했지만 당시에 제법 인기리에 팔린 제품들이군요. 상당히 많은 사용자를 가진 물건들인지라 기본적인 완성도는 이미 검증 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고 확인 된 바도 없고요.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수명에 문제가 있다고 하니 다소 당혹스럽군요, 물론 정말로 운이 없어서 둘 다 불량 제품이 걸렸을 수도 있겠죠. 다만, 말씀 드리기 조심스럽습니다만 독자님이 신경 써서 배터리 관리를 했다는 것이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했을 가능성도 있겠네요,
일단 충전용 배터리의 종류부터 좀 알아볼게요. 가장 일반적인 충전 배터리는 소재에 따라 니켈수소(Ni-MH)나 니켈카드뮴(Ni-CD)과 같은 니켈 계열 배터리, 그리고 리튬 이온(Li-ion)이나 리튬 이온 폴리머(Li-ion polymer)와 같은 리튬 계열 배터리가 있습니다.
일단 니켈 계열 배터리는 용량에 비해 값이 싼 게 장점이지만, '메모리 효과'가 심각해서 요즘 모바일 기기에는 거의 쓰지 않습니다. 메모리 효과란 100% 방전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충전을 하면 남아있는 용량을 제외한 나머지 용량만 전체 용량으로 인식되는 현상이죠. 이렇게 하면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 용량이 갑자기 크게 줄어듭니다. 이 때문에 배터리는 완전충전, 혹은 완전방전 상태만을 유지해야 한다는 인식이 생긴 겁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요즘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에는 니켈 계열 배터리를 쓰는 일은 거의 없고 절대 다수가 리튬 계열 배터리를 씁니다. 현재 사용 중인 배터리를 살펴보면 리튬 이온(Li-ion), 혹은 리튬 이온 폴리머(Li-ion polymer)라고 써 있는 경우가 대부분일거에요. 리튬 계열 배터리는 메모리 효과가 없습니다. 때문에 그냥 자연스럽게 필요할 때마다 원하는 만큼 충전해서 쓰면 된다는 의미죠.
당연히 완전-완방을 해 줄 필요도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이렇게 하면 안 좋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완전히 방전된 상태로 너무 오랫동안 방치해두면 배터리 셀(충전 소자의 단위)이 복구할 수 없는 손상을 입을 수도 있지요. 리튬 계열 배터리 내부에는 과충전과 과방전을 방지하는 보호 회로가 내장되어 있긴 하지만, 쓰지 않아도 조금씩 자연 방전이 되므로 이 회로로 감당할 수 있는 정도에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배터리를 따로 보관할 때는 반드시 완전히 충전된 것을 확인하고 보관하도록 하세요. 완전히 방전된 배터리를 몇 개월 이상 방치한 후 다시 쓰려고 하면 아예 재충전이 되지 않거나, 충전이 되더라도 사용 가능 용량이 확연하게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독자님의 경우는 배터리를 완전히 방전된 상태로 장기간 보관한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습니다.
이렇게 말한다면 '수시로 충전하면서 써도 배터리 수명이 줄어들지 않느냐'라고 말씀하실 수도 있겠죠. 물론 이것도 맞습니다. 리튬 이온이나 리튬 이온 폴리머 배터리는 충전횟수가 거듭될 때마다 조금씩 수명이 줄어들며, 대략 500회 정도 충전하면 성능이 크게 저하됩니다. 다만, 그렇다 하더라도 완전 방전 후 방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명 손실보다는 그 정도가 훨씬 덜하죠. 따라서 이런 것을 너무 신경 쓰는 것 보다는 차라리 그냥 자연스럽게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충전해가며 쓰는 게 더 낫다고 하는 것 입니다.
정말로 배터리 수명을 온존하고 싶으시다면 충전 회수를 늘리지 않기 위해 쓰지 않을 때는 배터리를 빼서 보관하되, 완전히 충전이 된 것을 확인한 후 빼 두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보관 도중에도 혹시나 자연 방전의 우려가 있으니 1년에 두어 번 정도는 상태를 확인하며 재충전 해 두시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그리고 냉장고에 배터리를 보관하면 수명이 향상된다는 이야기는 근거가 없습니다. 특히 냉장고 내에 보관하면 배터리 표면이나 내부에 이슬이 맺힐 수 있는데, 이는 배터리에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배터리를 보관할 때는 절대로 냉장고에 넣지 마시고 차라리 상온이 유지되는 서랍 속에 두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리튬 이온이나 리튬 이온 폴리머 배터리는 메모리 효과가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만, 사용 기간이 길어지다 보면 내부 보호회로의 오류로 배터리가 100% 충전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이 때는 니켈 배터리를 쓰듯 완전히 방전을 시킨 직후에 다시 완전 충전을 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흔히들 '배터리 리셋'이라고 하죠. 1년에 1번 정도면 충분하며, 이 과정을 돕는 스마트폰용 앱도 있습니다.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배터리’로 검색하면 여러 가지가 나오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IT애정남'은 IT제품의 선택, 혹은 사용 과정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독자님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PC, 스마트폰, 카메라, AV기기, 액세서리 등 어떤 분야라도 '애정'을 가지고 맞춤형 상담을 제공함과 동시에 이를 기사화하여 모든 독자들과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도움을 원하시는 분은 IT동아 김영우 기자 앞으로 메일(pengo@itdonga.com)을 주시길 바랍니다. 사연이 채택되면 답장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