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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통역기를 내 손안에, 구글 어시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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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이상우 기자] 우리는 어린 시절 많은 미래기술을 상상했다. 이러한 상상은 조금씩 현실이 돼, 화상전화기를 이용해 다른 사람과 얼굴을 보며 통화하고, 집 밖에서도 냉난방을 켜거나 꺼서 귀가 전 쾌적한 환경을 만들 수도 있다.

자동 통역 역시 우리가 상상해오던 기술 중 하나다. 몇 년 전 개봉한 영화 설국열차에서 작은 통역기를 이용해 주인공이 서로 대화를 나눴던 것처럼, 최근 몇 년간 손에 들고 다니는 휴대용 통역기가 등장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이제는 인터넷에 연결된 스마트폰만 있으면 이러한 자동 통역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오프라인 단방향 통역기

구글이 제공하는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 '구글 어시스턴트'는 최근 업데이트를 통해 화자의 언어를 인식하고, 이를 자동으로 번역해 다른 언어로 들려준다. 현재 이 기능은 대화를 인식해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자동', 매 번 마이크 버튼을 터치해 순차적으로 목소리를 입력하는 '수동', 텍스트를 직접 입력하는 '키보드' 등 세 가지 방식을 지원한다. 참고로 수동의 경우 음성 입력 시 버튼을 수동으로 누른다는 의미이지, 인공지능 기반 통역 기능은 동일하게 제공한다. 다만, 실시간 통역 기능은 인터넷에 연결된 상태에서 사용할 수 있다.

기능 실행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우선 '구글 어시스턴트' 앱을 설치해야 하며, 설치 후 앱을 직접 실행하거나 '오케이 구글', 혹은 '헤이 구글' 등의 명령어로 구글 어시스턴트 기능을 활성화해야 한다. 이후 '영어 통역해 줘'나 '중국어 통역 해줘' 혹은 등의 명령어로 해당 언어와 기본 설정된 언어를 통역하는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

구글 어시스턴트 실시간 통역 기능

기능 자체를 실행하려면 '통역 모드 시작해줘'라고 말하면 되고, 이후 구글 어시스턴트가 '네 어떤 언어를 도와드릴까요'라고 말할 때 원하는 언어를 음성이나 터치로 입력하면 된다. 또, 기본 설정된 언어 대신 '영어를 필리핀어로 통역해줘' 같은 설정도 가능하다.

주의할 점은 '번역'이 아니라 '통역'이라고 표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영어 번역 해줘'라고 말하면 '해줘'라는 단어를 번역한 'Do it'이라는 결과를 들려줄 뿐이다. 여담이지만, 외국어로도 이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 예를 들면 'be my German translator'나 'help me speak Spanish' 등을 말해도 통역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

'번역'이 아니라 '통역'이다

통역 모드가 실행된 후 알림음이 나오면 해당 언어로 말한 언어를 설정된 다른 언어로 자동 번역해준다. 자동 모드에서는 통역이 끝난 뒤 자동으로 다음 언어를 입력할 수 있는 상태가 되며, 수동 모드에서는 원하는 언어 아래에 있는 마이크 버튼을 터치해 언어 입력을 시작할 수 있다. 만약 자동 모드에서 한국어로 말할 때 '텔레비전', '컴퓨터' 같은 외래어를 영어로 인식한다면, 수동 모드로 한국어를 선택해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각각 자동, 수동, 키보드 입력 모드

주변이 시끄럽거나 발음이 부정확한 경우 키보드로 입력하는 것도 가능하다. 언어의 경우 영어-한국어, 일본어-한국어, 중국어-한국어, 등 일부 언어에 대해서 자동 모드를 지원하고 있으며, 자동 기능 미지원 언어의 경우 수동이나 키보드 입력을 이용하면 된다. 통역이 끝나면 화면을 끄거나 '그만', '종료' 같은 음성 명령으로 통역 모드를 끌 수도 있다.

음성 인식과 통역 결과는 아주 정확하다. 구글의 경우 오랜 기간 웹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러한 데이터 베이스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기반 자동 번역(NMT) 성능을 강화해왔다. 뿐만 아니라 음성인식 서비스를 다년간 제공하며 화자의 말을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하는 기술을 강화해왔다. 구글 어시스턴트의 실시간 통역 기능 역시 이러한 구글의 기술을 그대로 적용한 만큼, 상당히 정확한 통역 결과를 제공한다. 다만, 어느 정도 길이가 있는 문장을 통역하는 데 시간이 걸리며, 지나치게 긴 문장은 통역하지 못한다. 때문에 현재로서는 일상 대화나 여행 정도에서만 유용하게 쓸 수 있을 듯하다.

꽤 높은 번역 정확도를 제공하기 때문에 일상 대화나 여행 시 유용하게 쓸 수 있을 듯하다

현재 이 기능은 구글 어시스턴트 기능을 지원하는 모든 기기에서 사용 가능하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구글 홈 스피커', '구글 어시스턴트를 지원하는 스피커', '스마트 TV', '스마트 시계'는 물론, 아이폰에서도 구글 어시스턴트 앱을 설치해 사용 가능하다. 다만, 스마트폰 기종이나 운영체제 버전에 따라 기능을 완벽하게 지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안드로이드 누가(7 버전)를 탑재한 실시간 통역 결과를 화면으로 보여주기는 하지만, 음성으로 들려주지는 않는다. 반면 안드로이드 파이(9 버전) 이상을 탑재한 스마트폰이라면 구형 제품이라 하더라도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대략 2017년 이후 출시된 플래그십 스마트폰이나 최근 출시된 보급형 스마트폰 정도면 이 기능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현재는 대화하는 두 사람이 스마트폰 하나를 가운데 놓고 대화하는 순차 통역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구글이 이러한 기반 기술을 스마트폰을 통해 제공하기 시작한 만큼 다양한 방식으로 이를 활용하는 방법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내부 마이크 성능을 강화한 완전 무선 이어폰을 두 사람이 나눠서 착용하고 서로 다른 언어로 실시간으로 대화하는 제품을 상상할 수도 있고, 구글 어시스턴트의 기능 자체가 강화돼 마치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동시통역기가 하는 역할을 스마트폰과 이어폰이 대신 할 수도 있겠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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