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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애정남] 외장 그래픽카드 꽂으면 내장 그래픽은 무용지물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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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전반에 관한 의문, 혹은 제품 선택 고민이 있는 네티즌의 문의 사항을 해결해드리는 ‘IT애정남’입니다. 요즘 나오는 PC들은 대부분 메인보드에 그래픽 출력 포트가 달려있습니다. 덕분에 그래픽카드를 따로 달지 않아도 모니터를 연결해 화면을 출력할 수 있으니 경제적이죠.

다만, 이런 내장 그래픽기능은 별도의 그래픽카드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본격적인 고성능 PC를 구축하고자 하는 사용자들은 대부분 그래픽카드를 따로 달곤 합니다. 이 경우 내장 그래픽 기능은 쓰지 않게 되죠. 그런데 몇몇 사용자들은 멀쩡히 달려있는 이 내장그래픽 기능을 놀리는 것이 아쉬운 모양입니다. 이번에 IT동아에 문의를 하신 gariaxx님 역시 마찬가지인 것 같네요. 문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님, 평소에 기사 잘 보고 있습니다. 혹시 이런 것도 아시나 싶어서 문의를 드립니다.
인텔 내장그래픽이 달린 코어 i5 컴퓨터를 쓰고 있었는데 아시다시피 이게 게임 성능이 별로 안 좋았습니다. 그래서 최근 라데온 R9 270X 그래픽카드를 달았습니다. 이렇게 하니 어지간한 게임은 거의 다 돌아가는 것 같네요.

근데 이렇게 그래픽카드를 따로 다니 인텔 내장 그래픽은 자동으로 꺼지는 것 같더라고요. 혹시나 모니터 연결해 봤는데 화면이 안 나옵니다. 라데온 성능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어서 큰 불만은 없는데 그래도 멀쩡히 달려있는 기능을 못 쓰니까 좀 아깝습니다. 혹시나 이걸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제가 어디서 듣기로 그래픽카드 2개 달면 게임 성능이 2배가 된다고도 하는데, 혹시나 내장그래픽 + 외장그래픽으로도 성능 향상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외장 그래픽 + 내장 그래픽 조합으로 모니터 3대 이상 연결 가능

안녕하세요. IT동아 입니다. 메일 내용을 살펴보니 어느 정도 PC관련 지식이 있는 분 같네요. 사실 자기가 쓰는 PC에 달린 그래픽카드가 뭔지도 모르는 사용자가 대부분인데, 직접 업그레이드도 하는 분이니 말입니다. 아무튼 문의에 대해 답변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말씀대로, 별도의 외장 그래픽카드를 꽂으면 내장 그래픽기능은 자동으로 비활성화가 됩니다. 사실 외장 그래픽카드를 꽂는다는 것 자체가 내장 그래픽에 만족하지 못해서 그러는 것이니, 굳이 이를 쓸 이유가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질문자님 같이 뭔가 본전(?) 생각을 하는 사용자들도 있다는 걸 제조사들도 알고 있는지, 은근한 활용방안을 마련해 두었습니다.

내장그래픽과 외장 그래픽의 조합

일단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멀티 디스플레이 기능 확장입니다. 요즘은 PC 1대당 모니터 3대 이상을 연결해서 쓰는 사용자도 제법 있습니다. 특히 주식투자를 하는 경우라던가 PC로 감시 카메라 시스템을 쓰는 경우가 대표적이죠. 다만, 일반적인 그래픽카드는 최대 2대까지만 모니터 출력이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내장 그래픽의 출력 포트를 활성화해서 내장 + 외장 그래픽 조합으로 모니터 3대 이상을 쓸 수 있습니다.

바이오스 설정 변경으로 내장 그래픽 활성화하기

이렇게 이용하려면 일단 PC 메인보드의 바이오스(펌웨어) 설정을 바꿔야 합니다. 바이오스 설정 메뉴는 PC 전원을 켠 후, Delete(제조사에 따라 F1이나 F2인 경우도 있음)를 누르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참고로 여기 설명은 에이수스(ASUS) A88X-PRO 메인보드 기준입니다. 제조사마다 바이오스 설정메뉴의 구조와 사용 용어가 조금씩 다릅니다만, 큰 맥락은 비슷합니다.

내장 그래픽 활성화를 위한 바이오스 설정

고급(Advanced) 메뉴의 노스브릿지 설정(NB Configuration)에 있는 주 비디오 장치(Primary Video Device) 설정이 초기값에선 PCI익스프레스(PCIE, 외장 그래픽카드를 꽂는 슬롯)로 되어있는데, 이를 내장 비디오(IGFX Video)로 바꿔줍니다. 이렇게 해야 외장 그래픽카드를 꽂아도 내장 그래픽을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스템 종류에 따라서는 내장그래픽 다중 모니터(IGFX Multi-Monitor) 옵션도 활성화(Enable)를 해줘야 할 수 있습니다. 그 후엔 바이오스 설정값을 저장(Save) 해주고 PC를 다시 부팅합니다. 이렇게 하면 내장 그래픽과 외장 그래픽카드에서 동시에 화면 출력이 가능하므로 3대의 모니터로 동시 출력이 가능합니다.

내장그래픽 활성화로 모니터 3대 동시 출력

다만, 이렇게 하면 2D 작업은 큰 문제가 없는데, 게임과 같은 3D 작업에선 간혹 오류나 성능저하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메인보드의 내장 그래픽에 연결한 모니터에서 실행한 게임은 제대로 구동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유의하세요.

그리고 참고로 질문자님이 구매하셨다는 라데온 R9 270X 그래픽카드는 단독으로 모니터 3대 출력이 가능한 AMD 아이피니티(AMD Eyefinity) 기술을 탑재한 제품이라서 4대 이상의 모니터를 쓰지 않는 바에야 굳이 내장 그래픽을 활용하지 않아도 되긴 합니다. 이는 2009년 출시된 라데온 HD5000 시리즈 이후 대부분의 AMD 라데온 그래픽카드들이 그러합니다.

게다가 몇몇 상위급 라데온 그래픽카드는 모니터 6대 동시 출력을 지원하기도 하며, AMD의 APU(CPU와 GPU의 통합 프로세서)를 탑재한 PC는 외장 그래픽카드 추가 없이 메인보드에 달린 포트만으로 모니터 3~4대 동시 출력을 지원하는 경우도 있지요. 엔비디아의 지포스 시리즈는 상대적으로 다중 모니터 지원이 다소 부족한 편입니다만, 2012년에 출시된 지포스 600 시리즈 이후부터 그래픽 카드 1대로 모니터 3대 이상 출력이 가능한 제품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외장 그래픽 + 내장 그래픽으로 게임 성능 향상도 가능?

그리고 질문하신 내용 중에 외장 그래픽카드의 성능에 내장 그래픽의 성능을 더해서 추가적인 게임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냐고 하셨는데, 일단 지금 질문자님의 환경에선 불가능합니다. 복수의 그래픽장치를 조합해서 게임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술은 엔비디아의 SLI나 AMD의 크로스파이어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동일한 제조사의 같은(경우에 따라선 유사한) 그래픽장치 2대를 조합해야 가능합니다. 그런데 질문자님의 경우는 내장 그래픽은 인텔, 외장 그래픽카드는 AMD 제품이기 때문에 이를 묶어 SLI나 크로스파이어 모드를 실행할 수 없습니다.

물론 예외가 없는 건 아닙니다. AMD 듀얼 그래픽 기술이라고 해서, AMD APU를 탑재한 메인보드에 라데온 그래픽카드를 꽂으면 APU의 내장 GPU와 외장 그래픽카드의 GPU를 묶어 크로스파이어 모드를 구성, 질문자님이 말씀하신 내장그래픽 + 외장그래픽 조합으로 게임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다만, 아무 APU와 라데온 그래픽카드나 조합해서 듀얼 그래픽이 가능한 건 아니며, 조합이 가능한 몇몇 패턴이 정해져 있습니다.

AMD 듀얼그래픽의 원리

이를테면 A10 7700K APU에는 라데온 R7 240을 조합해야 합니다(자세한 사항은 AMD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 그리고 말씀하신 대로 게임 성능이 2배씩이나 향상되지는 않고, 외장 그래픽 단독으로 구동했을 때에 비해 30~40% 정도 향상된다고 기대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게임마다 편차도 좀 있는 편이고요. 이런 특성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매력적임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듀얼 그래픽 기술을 활용하는 사용자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글을 쓰다 보니 AMD에서 참 여러 가지 실험적인 시도를 많이 하긴 했다는 건 느껴지네요.

요약정리

이 정도면 어느 정도 답변이 되었는지요? 쓰다 보니 길어졌는데,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외장 그래픽카드를 꽂으면 내장 그래픽 기능은 자동으로 비활성화된다.
2. 하지만 바이오스 설정 수동 변경으로 내장 그래픽을 활성화할 수 있으며, 3대 이상의 모니터를 동시에 구동하고자 한다면 제법 유용하다.
3. 내장 그래픽과 외장 그래픽의 성능을 합쳐 게임 성능을 향상시키는 건 대개 불가능하다.
4. 예외적으로 AMD APU 내장 그래픽 + 라데온 외장 그래픽 조합으로 게임 성능을 높일 수 있는 기술도 있다.

이상입니다. 추가적인 질문 사항이 있다면 메일을 주시길 바랍니다.

'IT애정남'은 IT제품의 선택, 혹은 사용 과정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독자님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PC, 스마트폰, 카메라, AV기기, 액세서리 등 어떤 분야라도 '애정'을 가지고 맞춤형 상담을 제공함과 동시에 이를 기사화하여 모든 독자들과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도움을 원하시는 분은 IT동아 김영우 기자 앞으로 메일(pengo@itdonga.com)을 주시길 바랍니다. 사연이 채택되면 답장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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